[한반도 키워드] 스티븐 비건과 최선희<br /><br />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출국했습니다.<br /><br />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한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이례적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.<br /><br />오늘의 한반도 키워드, 입니다.<br /><br />비건 부장관은 지난 8일,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뒤, 주한미국대사관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최선희 제1부상을 공개 비판했습니다.<br /><br />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언급하며 "둘 다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다", "부정적인 것과 불가능한 것에만 집중한다"고 밝혔는데요.<br /><br />비건 부장관은 또 작심한 듯 "확실히 말하고 싶다"면서, 북한에 만날 것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.<br /><br /> "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방한에 북한이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하는데 우리는 북한과의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. 이번 방한은 우리의 가까운 친구와 동맹을 만나기 위해서 온 것입니다. "<br /><br />앞서 비건 부장관 방한에 앞서, 최 부상은 담화를 통해 "미국과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"고 밝힌 바 있는데요.<br />최 부상의 발언에 대해 비건 부장관이 공개적으로 받아친 셈입니다.<br /><br />비건 부장관과 최 부상의 만남은 2019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.<br /><br />2차 북미 정상회담 한 달여 앞두고 스웨덴에서 실무회의가 진행됐는데 카운터파트, 즉 협상상대로 처음 마주하게 된 겁니다.<br /><br />하지만 북미 신경전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는 과정에서, 비건 부장관의 카운터파트는 최 부상에서 김혁절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로, 또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로 두 번이나 바뀌었습니다.<br /><br />그러다 2019년 10월 스웨덴 실무협상마저 결렬됐습니다.<br /><br />그 과정에서 최 부상은 김정은 위원장의 '입'을 대신하며 존재감을 키웠는데요.<br /><br /> "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미국에서 하는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서 이해하기 힘들어하시지 않는가…"<br /><br />비건 부장관은 자신의 카운터파트로 다시 최선희 제1부상을 지목하며 북한에 협상을 촉구했습니다.<br /><br />비건 부장관은 지난해 말 방한해 북한에 회동을 공개 제안했었는데요.<br /><br />이때 최 부상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 "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적으로 말합니다. 이제 우리 일을 할 시간입니다. 이 모든 일을 끝냅시다."<br /><br />이런 그간의 행보를 감안해 볼 때, 최선희 제1부상에 대한 비건 부장관의 이번 비판은 매우 이례적입니다.<br /><br />한편, 비건 부장관은 북한에 자신의 카운터파트를 정해달라고도 요청했는데요.<br /><br /> "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협상할 준비가 됐고 권한이 있는 카운터파트를 임명하면 북한은 그 순간 우리가 (대화할) 준비가 됐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."<br /><br />미국은 준비가 돼 있다고 우회적으로 밝히면서 북한에 대화 복귀를 압박하는 모양새입니다.<br /><br />비건 부장관은 또, 이번 방한 기간 동안 남북 간 협력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.<br /> "미국은 남북 협력을 강력히 지지하며 이는 한반도에 더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믿습니다. 북한과 남북협력이라는 목표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를 전적으로 지지할 것입니다."<br /><br />남북관계는 비핵화 협상과 함께 가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층 달라진 건데요.<br /><br />미국이 보다 유연한 입장으로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북한에 보낸 것으로 해석됩니다.<br /><br />과연 미국이 보낸 대화 손짓과 메시지에 북한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.<br /><br />한반도 키워드, 오늘은 이었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